본문으로 건너뛰기

바이크로 2박3일 동해 투어

· 약 5분
Wonkook Lee
Software Engineer | Former Industrial Designer
속초의 '스테이 오롯이'라는 한적한 시골에 있는 카페 근처 흙길입니다
속초의 '스테이 오롯이'라는 한적한 시골에 있는 카페 근처 흙길입니다

박스 깐 지 반년 된 헌터커브를 데리고 더 추워지기 전에 동해안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장거리는 미들급 이상으로만 다녔고, 125cc로는 처음 가는 거라 제 체력이 받쳐줄지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여행하는 3일 내내 날이 좋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그렇게 고되진 않더군요.

고성에서 미시령 옛길 가는 방면의 어느 지방도
고성에서 미시령 옛길 가는 방면의 어느 지방도

퇴직 후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 전에 떠난 여행이라 한적한 평일에 다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체감상 이번엔 가을이 제법 늦게 찾아온 것 같아요. 황량한 겨울 풍경이 아닌 따뜻한 가을을 배경으로 달려서 피로감이 훨씬 덜했습니다.

미시령 오르는 길
미시령 오르는 길

같은 길로만 다니면 재미없으니 서울에서 강릉으로 갈 때와 서울로 복귀하는 길은 각각 다른 경로를 선택했습니다. 홍천을 기점으로 갈 때는 44번 국도를 따라 한계령 너머 강릉 호텔로 향했고, 복귀할 때는 6번 국도를 따라 대관령 너머 횡성 방면으로 돌아왔습니다.

바이크를 타면 가장 좋은 점은 고속도로 밖 국도의 매력을 알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오르기 수월했던 미시령
생각보다 오르기 수월했던 미시령

제가 RPM을 많이 치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헌터커브 저단 기어로 힘 있게 속도를 내는 게 나쁘진 않더군요.

평지에서 기껏 쥐어짜서 달려봤자 90km 될까 말까 한 속도라 답답하긴 하지만, 애초에 내달리는 목적의 바이크가 아니기에 느긋한 마음을 가지게 되네요.
예전에 잠깐 탔었던 슈퍼커브에 비해 무게가 있어서 그런지 안정감이 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미시령에서 속초로 내려가는 중간 울산바위 전경
미시령에서 속초로 내려가는 중간 울산바위 전경

헌터커브는 분명 재미있는 바이크인 것 같아요.

중저속으로 와인딩할 때 생각보다는 잘 눕고 일어서고, 저단으로 레브 매칭 후 코너를 나름 힘 있게 돌아나가는 재미로 한계령, 미시령, 대관령을 지났습니다.

서울 귀경길
서울 귀경길

용도가 용도인지라 엉덩이와 허리가 아팠던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라이딩 중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가며 버텼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처럼 페어링 없는 네이키드에 바람 맞아가며 타도 즐겁기만 하던 체력은 아닌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을 통해 헌터커브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부턴 서울 근교까지만 가는 걸로.


좋은 사람들과 재미있는 일을 하며 열정적이고 즐겁게 살고 싶은 개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