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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 약 4분
Wonkook Lee
Software Engineer | Former Industrial Designer

선택을 쉽게 번복하지 말고 문제를 회피하지 말라

지난해 나의 가장 큰 실수는 여러곳 중 선택한 곳이 예상과 너무 달라 실망한 나머지 너무 쉽게, 빨리 그만 뒀던 것이다.

되돌아보면 너무 좋은 사람들이 가득했던 곳이었고 개발자가 된 이후 어디 가서 그렇게 환영받았던 적이 없었다.

아직도 나는,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던 좋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던 것이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

불과 두 달 밖에 다니지 않았지만 지금도 그곳의 많은 분들과는 가끔 만나며 친하게 지낸다.


세상 어느 곳이든 나에게 완벽한 곳이 없다

모두가 동경하는 미국 실리콘밸리도, 가고 싶어 노래를 부르는 국내 빅테크도 분명 저마다의 고충과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 대부분이 떠나가던 조직 대 격변의 시기에도 한 눈 팔지 않고 내 할 일을 해내려 앞만 보고 노력했던 때, 그 때가 가장 크게 성장하고 많이 배웠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경우, 낯선곳에 정착해서 꽃을 피우기까지 분명 어떻게든 견뎌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나는 많은 선택지를 쥐고 있고 언제든지 패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자만했으며 또한 어리석었다.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

이런 말이 있다.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공자의 《논어》 〈위령공〉편에 나오는 말로, “군자는 답을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는 의미다.

결국, 모든 문제는 나로 귀결됨을 받아들이고, 그릇에 담기는 물처럼 스스로 변할 줄 알아야 했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꾸는 것이 진정한 성장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 말은 또한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나 이외의 것을 바꿔가며 도망치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을까?

내가 부딪혀야 했던 문제를 다시 제대로 마주하고 끝까지 견딜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할 시간이 올 것이다.

부디 나의 오만함과 때 이른 권태감, 조바심과 섣부른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하여 더 성숙한 사람으로서 좋은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 해보고 싶다.



이전 직장 동료들과 만나 한참 재밌게 이야기하다가 문득 들었던 생각.


좋은 사람들과 재미있는 일을 하며 열정적이고 즐겁게 살고 싶은 개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