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얼마나 빠질까요?
급여명세서를 보면 '식대' 같은 항목이 지급란에 찍혀 있는데, 신기하게도 이 돈에는 세금도 4대보험료도 붙지 않습니다. 분명 내가 받는 돈인데 왜 계산에서 빠질까요?
이런 돈을 비과세라고 부릅니다. 별것 아닌 듯 보여도, 비과세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같은 연봉인데 실수령이 다른"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비과세는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함정이 숨어 있을까요?
1. 비과세는 '과세 대상 급여'를 낮춘다
비과세 항목은 지급은 되지만,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매기는 밑단인 과세 대상 급여에서 빠집니다.
소득세도, 상당 부분의 4대보험료도 이 과세 대상 급여를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비과세가 커지면 세금과 보험료가 동시에 줄어듭니다. 국가가 이런 예외를 두는 이유는 정책적 배려입니다. 밥값·교통비처럼 근로를 위해 어차피 나가는 실비 성격의 돈까지 과세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보아, 일정 항목·한도까지는 세금을 면제해 줍니다.
근거는 소득세법 제12조입니다. 이 조가 비과세 소득을 항목별로 나열하고, 구체적 한도는 시행령이 정합니다.
소득세법 제12조(비과세소득) 다음 각 호의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과세하지 아니한다. … 3. 근로소득과 퇴직소득 중 … 근로자가 사내급식이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제공받는 식사, 그 밖의 음식물 또는 근로자(식사, 그 밖의 음식물을 제공받지 아니하는 자로 한정한다)가 받는 월 20만원 이하의 식사대 …
핵심은 비과세가 아무 돈에나 붙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법이 정한 항목과 한도 안에서, 정해진 요건을 지켰을 때만 인정됩니다. 요건을 어기면 같은 이름의 돈이라도 그대로 과세됩니다. 이 '요건'이 실무에서 사고가 나는 지점이라, 대표 항목 두 개를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Recap
- 비과세는 지급되지만 과세 대상 급여에서 빠지는 돈으로, 소득세와 4대보험료를 함께 줄입니다.
- 근거는 소득세법 제12조이며, 구체적 한도는 시행령이 정합니다.
- 비과세는 법정 항목·한도와 요건을 지켰을 때만 인정되고, 요건을 어기면 과세됩니다.
2. 식대: 가장 흔하지만 함정이 있는 비과세
식대는 거의 모든 회사가 두는 비과세입니다. 현물 식사를 제공받지 않는 근로자가 받는 월 20만 원 이하의 식사대가 비과세되며(2023년에 월 10만 원에서 상향), 두 가지 요건이 붙습니다. 첫째, 급여 규정이나 근로계약서에 식대 지급 기준이 정해져 있을 것. 둘째, 회사로부터 식사나 음식물을 따로 제공받지 않을 것.
두 번째 요건에서 실무 사고가 자주 납니다.
국세청 예규는 명확합니다. 식사(현물)를 제공받는 근로자가 별도로 현금 식대까지 받으면, 현물 식사는 비과세지만 현금으로 받은 식대는 전액 과세됩니다. "밥도 주고 식대도 주니 둘 다 비과세"가 아니라, 현물과 현금 중 하나만 비과세라는 뜻입니다.
단 예외가 있습니다. 다른 직원과 일률적으로 급식수당(현금)을 받는 사람이 야근 등 시간외근무 때 별도로 제공받는 식사는, 그 야근 식사만큼은 추가로 비과세됩니다. 정규 근무의 식대와 야근 식사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Recap
- 식대는 현물 식사를 제공받지 않는 근로자의 월 20만 원 이하 식사대가 비과세이며, 급여 규정에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 현물 식사 + 현금 식대를 함께 받으면 현금 식대는 과세됩니다(국세청 예규).
- 예외적으로 급식수당을 받는 근로자의 야근 식사는 추가 비과세됩니다.
3. 자가운전보조금: 명의가 갈림길
본인 차량을 업무에 쓰는 근로자에게 주는 자가운전보조금도 월 20만 원까지 비과세입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2조). 다만 요건이 네 가지로 촘촘합니다.
- 종업원 본인이 소유(또는 본인 명의로 임차) 한 차량일 것
- 종업원이 직접 운전할 것
- 사용자의 업무 수행에 이용할 것
- 시내 출장 등의 실비를 따로 받지 않고, 회사 지급 기준에 따라 받을 것
가장 자주 걸리는 건 첫 번째, 차량 명의입니다.
국세청 유권해석은 명의에 따라 결론을 이렇게 가릅니다.
- 배우자 단독 명의 차량 → 비과세 불가 (본인 명의가 아님)
- 배우자와 공동 명의 차량 → 비과세 가능
- 부모·자녀 등 배우자 외 가족과 공동명의 → 비과세 불가
즉 '배우자와의 공동명의'만 예외적으로 인정됩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부부가 공동명의 차량을 각자의 회사에서 각자 업무에 직접 운전해 쓰는 경우, 두 사람 모두 각자 월 20만 원까지 비과세받을 수 있습니다.
Recap
- 자가운전보조금은 본인 명의 차량을 직접 운전해 업무에 쓰고 실비 대신 받는 월 20만 원까지 비과세입니다.
- 명의가 관건이라, 배우자 공동명의는 인정되지만 배우자 단독·부모/자녀 공동명의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4. 그 밖의 비과세와 실수령 효과
이 밖에도 실무에서 자주 쓰는 비과세가 있습니다.
| 항목 | 한도 | 요건 요약 |
|---|---|---|
| 출산·보육수당 | 월 20만 원 | 본인·배우자 출산이나 6세 이하 자녀 보육 관련 |
| 연구활동비 | 월 20만 원 | 연구원·교원 등 요건을 갖춘 경우 |
| 생산직 연장근로수당 | 연 240만 원 등 | 월정액급여·총급여 요건을 갖춘 생산직 |
효과를 체감해 보겠습니다. 식대 20만 원을 비과세로 돌리면, 과세 대상 급여가 20만 원 줄어 소득세와 4대보험료(근로자분 약 9%)가 함께 빠집니다. 매달 2만 원 안팎, 1년이면 20만 원을 훌쩍 넘는 실수령 차이가 생기는 셈입니다. 금액은 소박해도 세금과 보험료를 동시에 아끼는 몇 안 되는 합법 장치라, 급여 설계에서 늘 먼저 챙깁니다.
다만 그림자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과세 대상 급여(기준소득월액)를 기준으로 부과되므로, 비과세를 늘리면 당장의 실수령은 늘지만 나중에 받을 연금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눈앞의 실수령과 미래의 연금 사이의 트레이드오프인 셈입니다.
Recap
- 출산·보육수당, 연구활동비, 생산직 연장근로수당 등도 각각 요건·한도 안에서 비과세됩니다.
- 비과세 하나로 세금·보험료가 동시에 줄어 실수령이 눈에 띄게 늘지만, 과세 대상 급여가 줄면 국민연금 산정액도 낮아져 미래 연금이 줄 수 있습니다.
References
- 소득세법 — 제12조(비과세소득). 국가법령정보센터
- 소득세법 시행령 — 제12조(자가운전보조금 등), 제17조의2(식사대)
- 국세청 국세상담센터 — 식사대·자가운전보조금 비과세 요건 상담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