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왜 이렇게 다툼이 많을까요?
급여 도메인에서 가장 밋밋한 이름이면서 가장 뜨거운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통상임금입니다. 이 값 하나가 연장수당·야간수당·휴일수당·연차수당, 나아가 퇴직금까지 줄줄이 좌우합니다. 그래서 "무엇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느냐"를 두고 회사와 근로자가 수십 년을 다퉜고, 2024년 대법원이 마침내 판을 뒤집었습니다.
통상임금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계산하며, 왜 이렇게 다툼의 중심에 설까요?
1. 통상임금은 모든 수당의 '기준'이다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 시행령이 정의합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통상임금) ① 법과 이 영에서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
여기서 소정근로란 법정 한도 안에서 노사가 일하기로 미리 약정한 근로를 뜻합니다. 즉 통상임금은 "약속한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주기로 정해 둔 돈"입니다.
중요한 건 통상임금이 그 자체로 따로 지급되는 돈이 아니라, 다른 수당을 계산하는 기준값이라는 점입니다. 아래 수당들이 모두 통상임금을 밑돌로 삼습니다.
-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 해고예고수당, 육아휴직급여 등
그래서 통상임금이 커지면 이 수당들이 한꺼번에 커집니다. 회사에는 인건비가, 근로자에게는 받을 돈이 통상임금 하나에 연동되는 셈이라, 무엇을 통상임금에 넣느냐가 첨예한 이해관계가 됩니다. 다툼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Recap
- 통상임금은 정기적·일률적으로 소정근로(약정한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입니다(시행령 제6조).
- 그 자체보다 연장·야간·휴일수당, 연차수당, 해고예고수당 등의 산정 기준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 통상임금이 커지면 연동된 수당이 한꺼번에 커지므로 노사 다툼의 중심이 됩니다.
2. 통상시급은 어떻게 구하나 — '209시간'의 정체
수당은 대부분 시간 단위로 계산되므로, 월급을 시간당 금액인 통상시급으로 바꿔야 합니다. 산식은 간단합니다.
문제는 분모인 '월 소정근로시간'입니다. 주 40시간 근로자에게 이 값이 흔히 209시간으로 등장하는데, 40 × 4주 = 160도 아니고 왜 하필 209일까요? 두 가지가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첫째, 실제로 일하는 주 40시간에 더해 유급으로 처리되는 주휴시간 8시간을 더합니다(주휴수당도 통상임금으로 지급되므로 시간에 포함). 둘째, 한 달은 정확히 4주가 아니라 평균 약 4.345주(= 365일 ÷ 7일 ÷ 12개월)입니다.
그래서 월급제 근로자의 통상시급은 월 통상임금을 209시간으로 나눠 구합니다. (시급제는 그 시급이, 일급제는 일급을 1일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눈 값이 곧 통상시급이 됩니다.)
다만 209가 늘 정답인 건 아닙니다. 이 값은 어디까지나 토요일이 무급 휴무일인 경우의 분모입니다. 앞에서 40시간에 8을 더한 건 주휴일(보통 일요일) 하루가 유급이라서인데, 회사가 토요일까지 유급으로 처리하면 유급으로 잡히는 시간이 늘어 분모가 커집니다.
즉 주 7일 전체가 유급인 사업장이라면 분모가 209가 아니라 243시간이 됩니다. 분모가 커지면 같은 월급이라도 통상시급은 오히려 작아지므로, 어느 값을 쓰는지는 취업규칙·단체협약이 토요일을 어떻게 정해 두었는지로 갈립니다. 요즘은 토요일을 무급 휴무일로 두는 곳이 대부분이라 실무에서는 209시간이 사실상 표준으로 통합니다.
아닙니다. 여기서 더한 시간은 실제로 일하는 시간이 아니라 임금을 주기로 한 시간입니다. 토요일이 유급휴일이라는 건 그날 일하지 않아도 임금이 나간다는 뜻이지, 토요일에 8시간을 근로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주 52시간 한도(법정 40 + 연장 12)는 실제로 일한 시간만 따지므로, 실근로가 월~금 40시간이면 한도와는 무관합니다. 209시간 안에 든 주휴 8시간도 일하지 않고 받는 유급시간이듯, 토요일 유급도 정확히 같은 성격입니다.
토요일을 유급으로 두는 건 대개 주5일제 전환기의 잔재입니다. 2004~2011년 전환 전 주 44시간제의 표준 분모는 226시간이었는데, 법정근로가 40시간으로 줄 때 근로기준법 부칙이 기존 임금을 깎지 못하게 막았습니다(임금보전). 이때 전 직원의 시급 테이블을 다시 짜는 대신 토요일을 유급으로 남겨 옛 분모를 유지한 사업장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이해관계가 방향에 따라 뒤집히기 때문입니다. 월급을 시급에서 쌓아 올릴 때는 분모가 클수록 월 보장급이 커져 근로자에게 유리하고, 반대로 정해진 월급을 통상시급으로 쪼갤 때는 분모가 클수록 통상시급이 작아져 사용자에게 유리합니다. 그래서 분모를 두고 노사가 다투며, 법원은 토요일이 실제로 유급이라 약정했는지를 실질로 따집니다. 명확한 합의가 없으면 209시간이 기준입니다.
이 통상시급이 정해지면 수당은 아래처럼 계산됩니다.
- 연장근로수당 = 통상시급 × 1.5 × 연장근로시간
- 휴일근로수당(8시간 이내) = 통상시급 × 1.5 × 휴일근로시간
- 연차미사용수당 = 통상시급 × 1일 소정근로시간(8시간) × 미사용 연차일수
예를 들어 월 통상임금이 209만 원인 사람의 통상시급은 209만 ÷ 209 = 10,000원입니다. 이 사람이 어느 달에 연장근로 10시간을 했다면 연장수당은 10,000 × 1.5 × 10 = 150,000원이고, 연차 3일을 못 쓰고 소멸시켰다면 연차수당은 10,000 × 8 × 3 = 240,000원이 됩니다. 통상시급 하나에서 여러 수당이 뻗어 나오는 구조가 눈에 보입니다.
Recap
- 통상시급 = 월 통상임금 ÷ 월 소정근로시간이며, 주 40시간 근로자의 월 소정근로시간은 약 209시간입니다.
- 209는 실근로 40시간에 주휴 8시간을 더한 48시간에, 월 평균 주수(약 4.345주)를 곱한 값입니다.
- 토요일까지 유급인 사업장은 분모가 커져 226시간·243시간이 되며, 어느 값을 쓸지는 취업규칙·단체협약이 정합니다.
- 연장수당은
통상시급 × 1.5 × 시간, 연차수당은통상시급 × 8 × 미사용일수처럼 통상시급에서 파생됩니다.
3. 무엇이 통상임금에 들어가나 — 그리고 2024년의 대전환
통상임금에 무엇이 포함되는지가 바로 다툼의 본체입니다. 판단의 뼈대는 정기성(일정 간격으로 지급)과 일률성(요건을 갖춘 모두에게 지급)이며, "소정근로의 대가"인지가 관건입니다. 실무적으로 자주 갈리는 항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대체로 포함 | 대체로 제외 |
|---|---|
| 기본급 | 실비변상 성격(출장비 등) |
| 직책·직무·자격 수당(정기·일률) | 근무실적에 따라 변동하는 성과급 |
| 정기상여금 | 부정기적·일시적 상여, 경영성과 배분금 |
| 전 직원에게 매달 정액 지급하는 식대 | 특정인에게만 주는 금품(일률성 없음) |
오랫동안 이 판단에는 정기성·일률성에 더해 고정성이라는 세 번째 잣대가 있었습니다. "지급 여부가 사전에 확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요건인데, 이를 근거로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사람에게만 준다"는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이 없다며 통상임금에서 빠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고정성 요건을 전면 폐기했습니다. 통상임금을 "소정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으로 다시 정의하면서, 재직조건이나 근무일수 조건(예: 월 15일 이상 근무)이 붙은 정기상여금이라도 통상임금의 성격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11년 전(2013년) 대법원이 세운 고정성 법리를 스스로 뒤집은 판결입니다. 새 기준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장래를 향해(선고 이후) 적용됩니다.
파장은 큽니다. 그동안 재직조건을 붙여 통상임금에서 빼 두었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대거 포함되면, 그 상여금을 밑돌로 삼는 연장·야간·휴일수당과 연차수당, 나아가 평균임금을 통한 퇴직금까지 함께 오릅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임금 체계와 상여금 설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통상임금이 "급여의 핵심"이라 불리는 이유가 이 한 판결로 다시 확인된 셈입니다.
Recap
- 판단 기준은 정기성·일률성이며,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닌 실비변상·성과연동·부정기 금품은 대체로 제외됩니다.
- 오랫동안 쓰이던 고정성 요건은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폐기했습니다.
- 이제 재직·근무일수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어, 연동 수당·퇴직금이 연쇄적으로 오릅니다.
4. 통상임금 vs 평균임금
급여 실무에서 통상임금만큼 자주 헷갈리는 짝이 평균임금입니다. 둘은 계산 방식도, 쓰이는 곳도 다릅니다.
| 구분 | 통상임금 | 평균임금 |
|---|---|---|
| 정의 | 정기적·일률적으로 정한 소정근로의 대가 | 사유 발생 직전 3개월간 받은 임금 총액 ÷ 그 기간의 총일수 |
| 포함 범위 | 정기·일률 급여(정기상여 포함) | 상여·연장수당 등 실제 받은 임금 대부분 |
| 주로 쓰는 곳 | 연장·야간·휴일수당, 연차수당 | 퇴직금, 휴업수당, 재해보상 |
평균임금은 실제로 받은 돈을 폭넓게 담기 때문에 대체로 통상임금보다 큽니다. 그래서 법은 혹시라도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작게 계산되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보도록 최저를 보장합니다. 두 개념을 뒤섞으면 퇴직금이나 수당 계산이 어긋나므로, "이 수당은 통상임금 기준인가 평균임금 기준인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급여 계산의 기본기입니다.
Recap
- 통상임금은 정기·일률적 소정근로 대가로 연장·연차수당의 기준이고, 평균임금은 최근 3개월 실지급 임금 기준으로 퇴직금 등의 기준입니다.
- 평균임금은 대체로 통상임금보다 크며, 더 작아지면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보장합니다.
- 수당마다 기준(통상임금/평균임금)이 다르므로 계산 전에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